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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숲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산림문화작품 입상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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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10.1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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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일반부 사진 대상 - 이한구(진달래 숲)

산림조합중앙회는 10월 10일, 산림청과 공동으로 개최한 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입상자 704명을 발표했다.

복권발행 수익금인 녹색자금의 지원을 받아 개최된 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은 우리 숲과 나무, 산, 산촌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작품 활동을 통해 직접 체험하고, 숲을 사랑하는 마음을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 9월 1일부터 16일까지 16일간 산림문화작품을 접수하였다.

일반부의 사진과 시․수필, 학생부의 그림과 글짓기 등 4개 부문에 출품된 총 10,000여 작품을 각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하여 대상 4점을 포함 총 704점을 입상작으로 선정하였다.

공모전 일반부 대상(국무총리상)은 사진부문에 이한구(경북 포항)씨가 전남 여수 영취산에서 4월에 촬영한『진달래 숲』으로, 시․수필 부문에는 변삼학(서울)씨가『수락산, 도서실』로 수상하게 되었다.

또한 학생부 대상(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은 그림부문에 부산연산초등학교 2학년 박태영 어린이가『아빠와 함께 오른 산』으로, 글짓기부문에 광주제일고등학교 1학년 김영우군이『아버지의 주치의, 산』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번 공모전 입상작에 대한 전시회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강원도 춘천의 강원도립화목원에서,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대전정부청사 중앙홀에서 개최한다.
또한 11월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서울 혜화역(지하철 4호선)과 12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서울 메트로미술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는 접수된 작품 수가 처음으로 1만 점이 넘었으며, 특히 숲과 사람의 어울림 등 다양한 주제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접수되어 국민적 휴식공간으로서의 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



 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일반부 사진 금상 - 조용철(추억속으로)인화 

<대상> 수락산, 도서실

변 삼 학

밤 독서를 즐기는 이슬이 다녀간 나뭇가지마다
침 바르고 읽은 흔적이 촉촉하다.
벌써 산새들, 오리나무에 앉아 지저귀는 낭독소리
숲가에 무덕무덕 핀 망초들이 경청한다.

바람은 키 큰 누릅나무에 앉아 팔랑팔랑 책장 넘기는
속독의 바람이 계곡의 물소리와 손잡고 합주를 이룬다.
도서관 맨 윗자리로 내려온 흰 구름,
향나무에 앉아 긴 수염으로 향내 맡으며 묵독 중이다.
어느 등산객은 제비꽃방석을 깔고 앉아
표지가 하얀 자작나무 펼치고 주줄주절 그늘을 읽는다.
이곳 도서관은 대여를 해주지 않는다.

표지가 예쁜 미니 북을 절도(竊盜)해 가는 이를 본다.
연지 솔 같은 엉겅퀴꽃을 뿌리 채 뽑아가는가 하면
주근깨 아가씨, 산나리와 주렁주렁 복주머니를 달고 있는
금낭화 등, 야생화가 서가에서 뽑혀나간다.

도서관 사서인 태양은 보고도 못 본 척 눈을 감아주지만
뽑힌 서가의 빈 무덤에 눈물이 고일 듯 움푹움푹 아프다.
음이온 문장들로 빽빽한 책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언제 불량한 독자가 책갈피 한 장 북 꺾어갈지
표지에 예리한 칼, 펜으로 기념비 같은 낙서를 해댈지,
전날에 그어놓은 숱한 낙서의 흔적이 몸피마다 아프다.



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일반부 사진 은상 - 노영이(휴식) 


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일반부 사진 은상 - 이복현(추경)인화 

학생부 글짓기 대상

광주제일고 1학년 김영우

아버지의 주치의, 산

여름휴가를 맞아 아버지께서 잠시 집에 오셨다. 아버지가 타지에서 일하시다가 휴가차 오셨다는 게 아니라, 한동안 집을 떠나 계셨다가 어머니의 휴가 기간에 맞춰 집으로 오셨다는 뜻이다. 아버지께선 지금껏 충북 괴산에 위치한 도명산(화양계곡)에서 요양을 하셨기 때문이다. 재작년 봄에 간암 판정을 받으신 이후로, 화양계곡의 입구에 있는 할머니댁에 머물면서 투병생활을 해오신 것이다.

처음에 어머니께선 아버지의 결정을 극구 반대하셨다. 병원에 입원해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시든가 아님, 집에서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투병하길 바라셨던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 또한 직장에 매인 몸이셨고, 우리 가족의 생계를 도외시한 채 아버지의 병구완에만 매달릴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도명산으로 가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매일매일 화양계곡을 오르내리면서 맑은 공기와 숲의 정기를 호흡하며 자연치료를 하겠다는 아버지의 고집 때문이었다.

아버지께서는 산을 참 좋아하셨다. ‘仁者樂山 知者樂水’라 하시면서, 지식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덕을 쌓는 일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늘 강조하셨다. 그러고는 어렸을 때부터 산과 숲으로 날 데리고 다니시며 내게 호연지기를 불어넣어 주셨다. 비록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유명한 산악인은 아니셨지만, 그래도 설악산에서 처음 만난 어머니와 결혼까지 하셨을 정도로 아버지의 산사랑은 남달랐다. 산을 좋아하는 여자는 더 이상 따져볼 게 없다는 것이 아버지의 지론이었으니까. 그랬던 아버지께서 이젠 산을 벗삼아 죽음과 싸우고 계신 것이다.

거의 반 년 만에 뵌 아버지의 겉모습은 전에 비해 많이 야위어 보였다. 하지만 얼굴 양쪽으로 심술보처럼 늘어져 있던 살과, 엉덩이와 아랫배만 볼록 튀어나와서 이상하게 보였던 몸이 이젠 다부지고 균형 잡힌 몸매로 바뀌어 있었다. 아버지께선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내 손을 덥석 잡더니, 그동안 쉼 없이 산을 오르내린 덕분에 쓸모없는 지방질은 다 빠져나가고, 이젠 근육까지 생겼다면서 종아리를 한번 만져보라고 하셨다. 정말 아버지의 다리는 탄탄했으며 피부는 구릿빛으로 번쩍이고 있었다. 참으로 신기했다. 그토록 병색이 완연하셨던 아버지께서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변하셨다니.

아버지께서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까운 곳에 살고 계시는 둘째이모 가족과 막내이모 가족, 외삼촌 가족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그분들도 상상 외로 건강한 아버지의 모습에 모두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아무튼 아버지와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일부러 엄마 휴가일에 맞춰서 오신 분들이었기에, 아버지의 희망에 따라 담양의 막내이모집에서 가장 가까운 ‘가막골’로 행선지를 정했다.

두 대의 승합차에 나눠 탄 우리들은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그런데 앞서 달리던 외삼촌의 차가 담양 쪽으로 빠지지 않고 그대로 직진하는 게 아닌가. 막내이모가 전화해 보니 깜빡하셨다는 것이다. 우리 차도 할 수 없이 뒤따라가 결국 순창을 거쳐 빙 돌아오게 되었는데, 구불구불 산길 따라 이어진 경관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우리는 중간에 차를 세워 놓고 시원한 산바람에 얼굴을 씻으며, 무욕의 알몸으로 폭죽처럼 피워낸 들꽃들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드디어 영산강의 시원지인 가막골에 도착했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계곡을 따라 쭉 펼쳐진 평상 위에는, 사람들이 개미떼처럼 오글거리며 각종 음식을 먹고 있었다. ‘저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 산속까지 몰려오다니, 이젠 산과 계곡도 더 이상 휴식처가 되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어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그쪽도 사람이 많기는 매한가지였다. 할 수 없이 우린 적당한 곳에 자리를 깔고,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시원한 산바람과 계곡물을 즐겼다. 그런데 외사촌들하고 신나게 물놀이를 하다보니, 아버지가 안 보이시는 게 아닌가.

한참을 기다려도 오시지를 않자 슬슬 걱정이 된 나는,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 한 삼십 분쯤 찾아 헤맸을까. 계곡과 산자락을 오가며 무엇인가를 열심히 줍고 계시는 아버지를 발견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해 보니, 아버지께선 쓰레기를 줍고 계셨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예전엔 청소기 한번 돌리지 않던 분이셨는데…. 무언의 질문을 던진 내 눈을 바라보시며, 아버지께서 힘주어 말씀하셨다.

“이곳에 널려 있는 각종 쓰레기들은 바로 암세포와 같은 거야. 지금 이 산과 계곡은 사람들이 퍼뜨리고 간 암세포들과 싸우고 있는 중이고. 그래서 나도 거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거란다.”
그 말씀을 하시는 아버지의 눈에선 강력한 의지가 번쩍였다. 그까짓 암 따위엔 결코 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아버진 그렇게 산과 동무하며 불치병과 싸워 오셨던 것이다. 아버지께선 그곳 화양계곡에서도 하루에 몇 번씩 등산로를 오르내리며 쓰레기를 주우셨다고 하셨다. 나도 아버지의 병을 간호하는 마음으로, 아버지께서 들고 계셨던 비닐봉투가 가득 채워질 때까지 산자락을 헤매고 다녔다.

며칠 전 나는, 『나무(이순원/뿔)』라는 책을 매우 감명 깊게 읽었다. 사람과 나무는 오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될 수 있으며, 한 그루의 나무가 우리 인생의 큰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었다. 난 그 책을 읽으면서, 지금은 다시 도명산으로 돌아가서 암세포와 싸우고 계실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러고는 아버지가 마치 산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자리에 오래 서 있는 나무들이 자기가 서 있는 산을 닮아가는 것처럼, 아버지도 도명산에서 뿌리를 내리고 그 산을 닮아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주치의인 산의 도움을 받아 그 몹쓸 병을 완전히 치유하고 돌아오셨으면 좋겠다.



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학생부 그림 금상 - 송민지(우거진 숲속길) 


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학생부 그림 대상 - 박태영(아빠와 함께 오른 산) 


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일반부 사진 동상 - 임채휴(세량지의 봄)인화 


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일반부 사진 동상 - 정현숙(무건리의 아침)인화 


제8회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일반부 사진 동상 - 조인영(숲속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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