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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숲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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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6.2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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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숲 속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고 있을까? 자연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 자연이기도 한 오묘한 것이다. 봄꽃은 벌써 작은 열매들을 조롱조롱 매달고 내년을 꿈꾸며 따가운 여름 햇살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여름 꽃들은 봄꽃에 비하여 개성이 강하다.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은 숫자가 많지 않아 굶주린 곤충들에 의해 대부분 수정에 성공 하지만, 여름 꽃들은 일단 종류와 숫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수정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때죽나무

  그래서 여름 꽃들은 제각기 화려한 색깔로, 향기로, 모양으로 자기 자신을 들어내며 각양각색으로 벌 나비 들을 유혹하여 수정을 하며 종의 번식을 이어가는 것이다. 꽃들은 벌 나비들이 왔다고 하여 쉽게 꿀을 내어주지 않는 비밀의 열쇠도 가지고 있다. 

  어떤 꽃 종류는 암술수술을 길게 밖으로 늘어뜨려서 곤충들이 꿀을 먹거나 모으는 동안 계속 다리를 움직여야 떨어지지 않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꿀을 주는 대신 완벽한 수정을 하게 되는 상부상조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또 어떤 꽃들은 꿀샘을 주머니 끝에 숨겨 놓고 중간을 잘룩하게 만들어 곤충들이 들락날락 할 때 마다 암술과 수술을 거치지 않으면 꿀을 얻을 수 없는 모양으로 설계된 꽃들도 많다. 

 백당나무

  여름 날씨는 변덕이 심하여 언제 장마가 올지 종잡을 수 없는 노릇이니 숲 속의 꽃들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꽃을 피우는 시기와 날씨를 잘 점치지 않으면 식물들에 있어 내일이란 있을 수 없다. 인간들보다 더 냉혹한 현실을 이겨내야 종의 번식으로 영원한 생명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맘때 쯤 나뭇잎을 먹이로 하는 애벌레들은 대식가의 위엄을 자랑한다. 어떤 녀석들은 잎을 작살을 내어놓고, 어떤 녀석은 구멍을 송송 뚫어놓았고, 재주 많은 녀석들은 녹색부분만 싹 걷어먹고 섬유질인 하얀 그물맥만 남겨 놓은 녀석도 있고, 지도를 그리며 나무 전체를 헤매고 다닌 녀석 등,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만가지 곤충들의 흔적이 재미도 있지만 어린 나무들은 안쓰러워 보이기도 한다. 애벌레들에게 훌륭한 식사감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만약을 대비하여 식물들도 대책을 세운다.

  그 대책이 바로 독특한 방향 물질을 뿜어내는 것이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식물들은 주위의 적들로부터 공격을 받아도 움직일 수가 없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는 물질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식물들은 해충으로부터 피해를 입기도 하지만 미생물이나 균류, 곰팡이, 박테리아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하기 때문에 방어물질은 필수 요건이 된다.

  우리들이 숲에 들어가면 느낄 수 있는 향긋하고 상큼한 냄새의 주인공이 바로 “피톤치드”라고 알려진 식물들이 내어 뿜는 방어물질인 것이다.

 할미꽃

  그 방향성 물질들이 우리 인간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긴장을 늦추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 물질에는 정유성분인 테르펜을 비롯한 수 백 종의 화학성분 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니 식물이나 숲 속의 오묘함은 끝없는 신비의 세계가 아닐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사람들에게 숲을 찾는 이유를 들어보면 건강, 웰빙, 휴식, 마음의 안정,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잊기 위해서, 재충전, 자연과 하나 되기 위해서 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대답은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이러한 것들을 숲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머리가 맑아졌다. 눈이 시원해졌다. 기분이 상쾌해졌다. 몸이 가벼워졌다고 말한다. 우리들이 굳이 현대과학의 도구를 빌어 여러 가지 검사를 하지 않아도 우리의 몸이 숲의 이로움에 대해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여름의 숲은 왕성한 활동을 통하여 더욱 더 방향물질을 많이 내어 뿜는다.

  이 여름 숲과 더불어 심신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일일 것이다.
숲해설가 남수자 기자 desk@eforest.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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