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19-12-05(일)

(인터뷰) 천리포 수목원 구길본 원장

평생나무와 숲의 자원이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일을 소명으로 생각하는 천리포 수목원 구길본 원장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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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6.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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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은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 천리포수목원은 서해안의 태안반도 만리포 해변 바로 옆 천리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은 1970년부터 고 민병갈원장에 의해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수목원으로 2015년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15,700종류의 식물을 수집·보전하고 있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은 지난 40여 년간 식물 관련 전공자나 후원회원들에게만 입장을 허용하던 비개방 수목원 이었지만 2009년 3월 전체 7개 관리지역 중 1지역 밀러정원의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는 국민들의 생태 교육장소로 활용되어 설립자의 나무 사랑정신을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야한다는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천리포수목원은 설립자의 자연사랑 철학을 이어 생명이 깃들어있는 모든 것은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유지·관리·보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의 외형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가지치기를 최소화하며 자연 그대로 수목들이 자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나무에게 주인행세를 하지 않기에 나무가 행복하고, 나무가 행복하기에 더불어 인간이 행복한 수목원입니다.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된 수목원은 현재 약 18만평에 이르며 현재 개방지역인 밀러정원과 상록활엽수를 복원 중인 낭새섬, 그리고 목련원, 종합원, 침엽수원으로 구성된 교육연구용수목원, 인위적인 관리를 하지 않고 자연식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보조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난대에서 아한대에 이르는 식생보전

2015년 현재 천리포수목원의 보유식물은 국내 최다수인 15,700종류에 이르며 특히 목련 650종류, 호랑가시나무 400종류, 동백나무 300종류, 무궁화 300종류, 단풍나무 200종류 등을 집중적으로 수집하여 보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목련류의 수집은 세계적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목련을 비롯한 다양한 식물 수집을 바탕으로 1997년 국제목련학회, 1998년 국제수목학회, 미국호랑가시학회 등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천리포수목원은 해외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2000년 4월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받게 되었습니다.

수목원이 위치한 천리포지역은 황해 난류로 인해 연중 온난하며  연평균 강수량이 1,300mm 정도로 적지만 연중 높은 공중습도로 인해 가뭄피해가 적으며 사질토, 사질양토, 황토 등의 토양조건은 다양한 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입니다. 이런 유리한 환경조건으로 난대에서 아한대에 이르는 식생의 보전이 가능한 등 많은 식물들이 생육하기에는 더없는 좋은 장소입니다.
 

올해의 관광가든상과 가든관광인상 수상

  2015년은 천리포수목원 창립 45주년이 되는 해로 많은 성과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천리포수목원은 국제가든관광네트워크 한국지부(IGTN Korea)가 주관하는 IGTN Garden Tourism Conference의 2015 한국가든관광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관광가든상과 가든관광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또 녹색사업단에서 주관하는 녹색사업자금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으며 환경부의 서식지외보전기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가 있었습니다.

또 천리포수목원이 보유한 다양한 환경과 식물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천리포아카데미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여 많은 사람들이 식물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교육을 지속하기 위해 자연사과학관으로 지정받아 열매전시회, 곤충전시회 등 다양한 전시와 교육활동을 이행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 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는 천리포수목원의 미션과 비전을 재정립하였으며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세부실행계획을 수립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16년에는 새로 수립된 미션과 비전, 새로 수립된 목표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은 향후 대중들에게 다양한 모델정원을 제시하는 수목원과 환경과 생태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준비를 있습니다. 특히 올 초에는 개방이후 처음으로 휴원기간을 가지며 수목원의 얼굴인 입구정원과 한국적 정원을 위한 돌담길 조성, 가뭄 대비를 위한 연못 준설, 암석원 조성 등의 사업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온라인에서의 편의를 제공하기 홈페이지 리뉴얼, 지역특산물 홍보와 서비스재고를 위한 임산물홍보판매장 건립착수 등의 사업이 이행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사업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의 개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유아숲지도사과정, 대중을 위한 정원인문학 과정 등 정원 속에서 즐겁게 체험하고, 배우며 힐링까지 이어지는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다와 숲, 다양한 생물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은?
천리포수목원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합니다. 전문가부터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식물관련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에는 수목원전문가교육과정, 숲해설가전문과정이 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전문가 양성 교육인 만큼 교육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수목원전문가 교육과정의 경우 11개월이 소요됩니다. 이러한 전문가 교육 외에도 최근에는 일반인들을 위한 정원인문학 과정과 청소년을 위한 녹색사업단 숲 체험교육 등의 교육과 교직원 대상의 교원직무연수, 식물세밀화가 양성을 위한 식물세밀화가 양성과정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수목원에 방문 시 숲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탐방할 수 있는 해설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 외에도 천리포수목원이 보유한 바다와 숲, 다양한 생물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 수목원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천리포수목원 가이드북의 발간


2009년 천리포수목원이 일반에 개방된 이래 연간 30만명 정도가 꾸준히 방문하고 있습니다. 수목원에 해설을 할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다보니 제가 종종 해설을 하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때마다 많은 분들이 목련을 비롯한 수목원의 다양한 식물, 그리고 설립자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합니다. 이 분들에게는 답변을 해 드리지만 수목원을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드릴 수 없어 안타깝다는 생각과 이 분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고 고민 끝에 가이드북을 발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천리포수목원 밀러정원에는 미로와 같은 많은 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가에는 계절마다 다른 식물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가이드북을 보면 더 많은 식물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와 대표식물들의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수목원지역 중에서 아름답고 특별한 명소에 대한 내용도 있고 무엇보다 설립자, 수목원의 가치에 대한 내용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수목원 인근의 지역에 대한 내용도 있어 매우 유익하리라 생각됩니다.

수목원을 방문해 가이드북을 보며 몇 번 걷다보면 스스로 가이드가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가이드북이 길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라면 다음은 주제정원을 중심으로 한 가이드북 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이드북이 제작되면 수목원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더 많은 것들을 얻어 가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추천하고 싶은 여섯 산책길

가이드북에 소개된 여섯 산책길이 대표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코스입니다. 이 여섯 산책길 이외에도 많은 식물들이 어우러진 많은 길들이 있습니다. 다만 계절마다 식물의 형태와 풍광이 더 수려한 시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추천계절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보는 이의 생각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개인적으로 요즘 시기에 추천하고 싶은 길이 있다면 솔바람길과 오릿길을 추천합니다. 솔바람길은 바다와 숲을 동시에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산책길입니다. 바다내음이 가득 담긴 바람과 시원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고 저녁이면 낙조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 낙조를 관망할 수 있는 서해전망대나 바람의 언덕 등에 앉아서 서해 풍광을 바라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또 오릿길은 요즘 붓꽃이 한창 피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 준설된 연못에는 흰뺨검둥오리들이 유영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새끼들을 한 무리씩 이끌고 논과 연못을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개방 전에는 오리들을 위해 산란기에 이 길을 막아 오리들이 새끼를 키우는데 방해가 되지 않게 했습니다. 개방이후 불가피하게 길을 개방하고 혹시나 이들이 떠나면 어쩌난 걱정했는데 사람들이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오리와 다양한 식물들을 보며 이 길을 걷는 것도 지금 계절에는 매우 특별하리라 생각합니다.

 

애착이 가는 태산목 "리틀젬"


가장 애착이 가는 나무를 꼽으라면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천리포수목원에 식재된 모든 나무들에 애착이 갑니다. 한 그루라도 사라지면 허전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의미가 있는 나무를 꼽으라면 목련과 완도호랑가시나무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목련은 고 민병갈 설립자가 좋아해 수집하기 시작했고 또 천리포수목원이 세계적인 수목원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른 식물들이 천리포에서 적응하지 못할 때 목련은 잘 적응해 줬습니다. 그런 목련 중에서도 설립자가 수목장된 태산목‘리틀젬’은 더 애착이 갑니다.

설립자는 돌아가시기 전에 죽거든 나무거름이 되시길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지 10년 추모식때 유언대로 해 드렸습니다. 그러니 태산목‘리틀젬’은 자연과 나무를 사랑하는 설립자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는 나무가 아닐까 합니다. 또 하나는 완도호랑가시나무입니다. 그 이유는 완도호랑가시나무는 설립자의 이름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1978년 완도에 식물탐사를 가셨다가 설립자가 처음으로 발견한 나무입니다. 이후 학계에 보고해서 완도호랑가시나무의 학명 명명자에 C.F. Miller 라고 기록되어 있어 매우 자랑스러워 하셨다고 합니다.

수목원 모든 나무와 식물이 마찬가지지만 이 두 식물을 보면 설립자가 절로 생각이 납니다. 자연과 나무를 사랑했던 그 분의 추억할 수 있는 나무, 정말 특별한 나무라고 생각됩니다.


곰솔과 같은 역할


제 자신을 나무에 비유하는 것보다 천리포수목원에 식재된 나무들 중에 제가 원하는 삶을 가진 나무가 있습니다. 어쩌면 천리포수목원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지만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나무, 바로 곰솔입니다.

곰솔은 천리포수목원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소중한 나무입니다. 이 지역은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북서풍이 매우 거셉니다. 그런 탓에 조성초기에는 식재된 나무들이 뽑혀 나가는 일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무들을 지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지역에 잘 자라고 있는 곰솔 방풍림을 조성하였습니다. 이후 곰솔이 자리를 잡으며 수목원의 식물들이 안정적으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큰 태풍이 오면 곰솔 방풍림이 일차적으로 수목원의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 주고 있습니다.

최근 사립수목원들의 운영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시기에 수목원의 운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런 마음이 곰솔과 같지 않나 하는 생각에 말씀 드리게 되었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의 미션과 미전을 재정립한 일도 이러한 일의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수목원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곰솔과 같은 역할을 할 겁니다.


수목원 풍경

지금 수목원은 조금 늦은 듯 하지만 신록들로 가득차고 있습니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나무들에 새 잎들이 소록소록 돋아나고 있습니다. 꽃을 보는 것도 좋지만 새로 나는 잎을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특히 꽃보다 아름다운 잎들이 많이 있습니다. 색이 세 번 바뀌는 삼색참죽나무, 세 가지 색상의 잎을 가진 삼색개키버들, 새잎의 모양이 까마귀부리를 닮은 오구나무, 초록에서 노랑까지 다양한 무늬와 색상을 가진 비비추 등 너무도 아름다운 잎을 가진 식물들이 있습니다. 꽃만 보지 말고 잎도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런 잎들에 질세라 많은 꽃들이 피고 있습니다. 아이 얼굴 만한 꽃을 피우는 작약, 너무도 화려한 만병초, 그리고 나비들이 춤을 추듯 연못, 습지원 주변에 피어있는 붓꽃, 작은 앵초 등 너무 볼거리가 많습니다.
 
스치듯 지나치면 볼게 없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너무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조금 천천히 여유를 갖고 수목원을 둘러보시면 더 많은 식물들이 보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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