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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발전연구원 정옥식 박사, ‘버드 세이버’ 설치로 조류충돌 예방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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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12.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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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비둘기 한 마리가 연구원 건물 유리에 부딪혀 사망했다는 제보를 입수한 충남발전연구원 정옥식 박사(환경생태연구팀 책임연구원, 야생동물보호전문가)가 설치한 '버드 세이버'가 조류 보호에 톡톡한 구실을 하고 있다.

정 박사의 조사 결과 충발연이 위치한 주변에 숲이 있는 관계로 월 3~4회 이상 건물 유리 충돌로 조류의 사망 또는 부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하루에 2회 이상 부딪히는 경우도 있었다.

정 박사는 조류 충돌이 잦아질 우려가 있는 가을 이동철을 앞두고 지난 9월 '버드 세이버'(Bird Saver,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를 자체 제작하여 새가 자주 날아드는 숲이 보이는 쪽 유리에 부착하였다.

‘버드 세이버’ 설치 이후 조류의 주된 이동 시기인 가을이 지나가는 11월 현재까지 단 1건의 조류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원 주변에는 철새 뿐 만 아니라 호랑지빠귀, 쇠솔새, 큰오색딱따구리, 직박구리, 멧비둘기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큰오색딱따구리는 연구원 주변 숲에서 번식하는 개체로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

‘버드 세이버’ 설치를 제안한 정 박사는 “외국의 경우 ‘버드 세이버’의 제작과 판매가 활성화되어 있지만, 국내의 경우 아직 제대로 소개되어 있지 않아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라고 안타까워하면서 “국내에서는 ‘버드 세이버’ 제작이나 설치의 예를 찾기 힘들며 특히 이번 설치는 건물차원으로 볼 때 국내에서 극히 드문 사례다”며 ‘버드 세이버’의 부착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초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가 2004년 10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조난 및 사체가 인수된 조류 78종 256개체를 대상으로 철새 피해 상황을 분석한 결과 건물의 유리 충돌이 89개체(34.8%)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보였다고 밝혀 정 박사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

특히 산지 주변에 위치한 건물의 경우 더욱 충돌의 위험성이 높은데, 서울에 소재한 한 대학 내 건물의 경우 봄, 가을 이동철에만 100여 마리 이상의 조류가 건물 유리 충돌로 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리는 빛을 투영시켜 건물 내부를 볼 수 있도록 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주변의 하늘이나 숲, 나무 등을 비추는 등 빛의 반사각도에 따라 거울 역할을 하게 된다. 주변을 지나던 조류는 유리에 비친 나무, 숲, 하늘을 실제 모습으로 착각하고 날아가다 충돌하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버드 세이버“는 다양한 모양을 사용하지만 주로 맹금류(독수리, 매 등) 형상의 스티커를 사용하게 되고, 표면이 거친 재질의 검은색 스티커가 가장 보편화되어 있다.

충발연 정옥식 박사는 “버드 세이버는 이미 지어진 건물에 부착해 사용하는 방지 스티커로 임시방편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외국의 경우에는 초기 건물 설계 단계부터 조류 충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과 보호 장치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전하면서 우리도 조류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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