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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노루도 빗질을 해요”

뿔에 긁혀 어린 나무 25종 피해...숲-노루 공생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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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11.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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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산 자락에 서식하는 노루가 농작물 뿐 아니라 다양한 수종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권진오 박사팀은 최근 수년간 서귀포시 한남리 일대 제주시험림에서 노루의 개체수, 생태 등을 관찰한 결과 25종의 나무가 노루 뿔에 긁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15일 밝혔다.

 노루가 뿔을 부비는 나무는 주로 굴거리나무, 삼나무, 비목, 누리장나무, 산초나무 등이다. 

 평균 수고는 124cm, 직경은 평균 1.5cm 정도로 어린 나무에 피해가 집중됐다. 뿔을 긁는 시기는 3월에서 8월까지.

 권진오 박사는 "노루에 긁힌 나무는 껍질이 벗겨져 직접적으로 고사하거나, 생존한다고 해도 이차적으로 균류의 침입을 받아 나무의 외형이 변하거나 죽게 되며, 이런 피해목이 증가하면 전체적으로 산림의 종 구성이 달라지게 된다. 노루의 행동반경이나 생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루가 뿔을 긁는 위치가 평균 22cm 높이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위적으로 식재한 붉가시나무, 황칠나무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뿔로 긁힐 가능성이 있는 위치에 보호필름을 설치하거나 나무 식재 지대에 펜스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숲과 노루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노루가 뿔을 비비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으로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노루는 뿔이 녹각이 되는 과정에서 벨벳을 벗겨내거나 영역을 표시할 때 나무를 문지르거나 비비면서 식물에 영역을 표시하는 습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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