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나 ‘걷기’ 운동이 한창인 것은, 삶의 질이 향상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인간의 기본동작인 걷기는 꾸준히 하면 각종 질병의 발병을 막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걸음을 통해 체내 지방이 연소되어 수축기 혈압을 떨어뜨리고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심장병과 성인병을 예방한다.
햇볕도 쬐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꾸준히 걷는다면 골다공증 예방은 물론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호르몬 분비로 우울증과 스트레스 관리에도 효과가 있으며, 뇌의 대사 촉진으로 기억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특히 숲이나 자연이 있는 곳에서 걸을 때 지각능력이 훨씬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면에서 우리 경북은 어느 지역보다 자연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명승고적 등 전국 문화재의 20%를 차지하는 풍부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니, 얼마나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최대의 생태ㆍ경관보전지역인 울진의 왕피천에 대해 소개를 하고자 한다.
왕피천은 태백산맥의 수비분지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유입되는 하천으로, 길이 61㎞의 비교적 작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왕피천을 지나는 곳의 왕피(王避)라는 지명은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피신하였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는 설도 있는데, 그만큼 골이 깊고 길이 험하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하천의 길이는 짧지만 왕피천에는 1급수에만 서식하는 버들치를 비롯하여 연어, 황어 등 어종이 풍부하며, 매년 연어 치어 방류행사가 왕피천 하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어류뿐만 아니라, 왕피천 일대에는 산양, 수달, 사향노루 등의 다양한 멸종위기동물과 산작약, 노랑무늬붓꽃 등의 멸종위기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왕피천 유역은 불영계곡과 더불어 국내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환경부에서는 왕피천 일원의 우수한 자연 생태계와 수달, 산양 등의 멸종위기종 및 희귀 야생 동ㆍ식물의 서식지 보전을 위하여 2005.10월에 「왕피천 유역 생태ㆍ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ㆍ고시하였다.
지정범위는 울진군의 왕피천 유역과 통고산, 천축산, 대령산 자락 등을 포함하는 102.84㎢(약 3천만평)이다. 이는 우리나라 생태ㆍ경관보전지역 중 최대 규모이며, 동강 생태계보전지역의 1.6배,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35배에 달하는 광활한 지역이다.
이러한 왕피천 유역의 생태ㆍ경관보전지역 관리를 위하여 울진군 서면 삼근리에 「대구지방환경청 왕피천환경출장소(054-783-9872/4)」가 주재하고 있으며,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주민환경감시단 활동을 통해 자연생태계 보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2011년 8월에는 야생동식물의 서식지 보호와 우수 생태계 보전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및 참여를 유도하고자 지역을 대표하는 산양(동물)과 금강송(식물)을 깃대종으로 선정하기도 하였다.
다시 한 번, 숲이나 자연이 있는 곳에서 걸어보자. 숲은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여 지구에게는 온난화를 더디게 해주고, 사람에게는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해준다.
왕피천을 찾는 방법은 다양하다. 울진군 근남면에서 성류굴 방향의 도로를 따라 하류에서 올라가는 방법, 영양군 수비면에서 장수포천을 따라 상류에서 내려가는 방법, 울진군 서면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어가는 방법 등이 있다. 하지만 어떤 코스를 선택하더라도 한꺼번에 전체를 둘러보기는 어렵다.
자연 그대로의 청정함과 아름다움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서두르는 마음보다 차분한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에게 맑고 깨끗한 공기와 혈액순환이 중요하듯, 자연에게도 찾는 이들의 조건 없는 사랑과 관심이 깃든 원활한 신진대사가 필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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