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토)

[기고] 작은 불씨 대형산불 된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함양산림항공관리소 강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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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4.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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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연한 봄 날씨 속에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벚꽃은 보는 이들을 기분 좋게 만든다. 벚꽃은 피어있을 때 화려함보다 오히려 꽃잎이 봄바람 타고 눈처럼 거리에 흩날리듯 떨어질 때 유독 인상적이다. 벚꽃의 꽃말이‘순결, 절세미인’이듯, 가장 아름다운 순간(Cherry Blossom)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이 우리의 삶과 무척 닮아있다고 한다. 짧고 화려하기에 더욱 더 잊히지 않는 추억으로 남는 것이다.

사람들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따듯한 봄이 되면서부터 대지에 생명의 기운이 솟아나듯 기지개를 켜며 야외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한해의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의 손에는 쟁기가 들리고, 따스한 봄바람에 화사하게 열리는 꽃망울을 보기위해 휴일이나 주말마다 유명산과 축제 장소에는 상춘객들로 북적이게 된다.     
 
하지만 풍년을 기원하는 농민의 마음이,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들과 평생의 추억으로 함께하는 꽃구경을 누가 불편한 눈으로 볼까 하지만 국토면적의 64%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에서 봄철에 발생하는 산불 대부분이 사람들의 부주의함으로 발생하는 인재이기에 마음이 아프다. 논․밭두렁을 태우고, 농산쓰레기를 태우고, 산에서 담배를 피우고, 불을 피워 취사를 하다 산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전국적으로 30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여 하루 만에 축구장 30개 면적인 23ha의 산림이 소실되었다. 2002년에 발생한 63건 이후 최다 산불 건수를 기록했고, 현재까지 전국에서 크고 작은 321건(4. 14.기준)의 산불이 발생하여 여의도 면적의 절반이 넘는 165ha가 불에 타 없어졌다.

 해외의 사례를 보게 되면 그 규모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커지게 되는데, 지난 2009년 2월 7일 호주 빅토리아 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제주도면적의 2.2배가 넘는 41만ha의 산림소실과 230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환경적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안 그래도 무분별한 밀림개발에 따른 산림면적 축소로 지구의 허파가 사라져 가는데, 전 지구적 산불로 인한 심각한 산림피해 또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숨 쉴 수 있는 산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 산불방지를 통합 관리하는 산림청에서는 봄철 산불방지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불 발생 시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을 위해 주말 중앙산불상황실 운영을 확대하고, 지자체 산림관서에 대책본부를 가동하여 산불방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지자체장이 현장통합 지휘본부장으로서 효율적 역할을 수행토록 독려하고 있다.

또한, 언론매체를 통한 산불예방 홍보활동과, 경각심 고취를 위한계도활동, 농진청 SMS를 활용하여 농촌 마을이장, 농민 등 총 38천명을 대상으로 소각금지 및 논·밭두렁 소각의 비효율성에 관해 알리고 있으며 산불 위험 지역이나 취약지역, 위험시간대를 중심으로 예방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소각산불 특별관리 대상 23개 시·군 등 취약지역 및 위험시간대(10시~16시)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주말 기동단속과 밀착 감시를 실시하고 있으며 감시 인력과 장비를 활용한 입체적인 산불감시망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산불은 예방이 최우선이지만 이미 발생한 산불은 초동대응 및 진화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림청 산림항공기는 골든타임을 유지하기 위해 산불신고 접수 후 10분 이내에 이륙하여 30분 이내 산불현장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게 되는데, 유관기관(소방 26대, 군 20대) 및 임차헬기(54대)를 산림청 지휘헬기가 통제하여 공중진화에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지상에서는 기계화시스템을 활용한 진화대가 불씨하나 없이 완벽하게 진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산림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완전히 헐벗었던 것을 꾸준한 산림녹화정책과 온 국민의 굳은 의지로 세계가 인정하는 녹화성공사례로 평가받는 산림으로 가꾸어 놓았지만, 우거진 산림에 산불이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어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산불이다. 이를 다시 원상 복구하는 과정은 짧게는 40년에서 길게는 100년이란 세월에 걸쳐 막대한 노력과 엄청난 비용이 투자 되어야한다.
 
산불현장에서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나무들의 절규를 들을 때마다 인고의 세월이 타는 듯 한 아픔을 느낀다. 긴 세월을 비바람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온 나무들이지만 산불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산불은 환경 최악의 재난인 동시에 재앙이다. 푸른 숲과 맑은 공기, 울창한 산림을  우리의 아들과 딸들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서는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깊이 새겨 소중한 인명과 재산의 손실은 물론 지구환경의 악화도 막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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