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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임은 가고 없지만, 백장미의 고독, 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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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6.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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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 가고 없지만

      槿岩/유응교

임은 가고 없지만
꽃들은 다시 피네

그대는 이름 없는
들꽃으로
다시 피는가
바람결에 흔들리며
어깨 들먹이는 임을 보네

임은 가고 없지만
소쩍새 다시 오네

그대는 이름모를
산 새되어
다시 오는가
6월의 푸른 숲 사이
오늘도 슬피 우는 임을 보네

임은 가고 없지만
흰눈은 다시 내리네

그대는 하늘의
천사되어
다시 오는가
정든 조국의 땅위에
하염없이 내리는 임을 보네
 

 
백장미의 고독
근암/유응교

그토록
사랑하던 임을 보내고
밤이면 밤마다
눈물로 지새우는
제  심정을 누가 알까요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하얗게 미소 지으며
은은하게 아침을 맞는
이 마음을 알기나 할까요

겹겹이 쌓이고 쌓인
가슴을 열어 달라
보채는 그대 앞에
푸른 은장도를 보일 수 밖에요

그래도 언제까지나
사랑 한다는 그 말 만은
잊지 말아 주세요
제 슬픈 눈물이 마를 수있게

석   상
 근암/유응교


달빛 내린 뜨락
그대 조용히 잠든 창가에
말없이 서 있고 싶소

불이 켜지고 커튼을 드리울 때
그대 모습 아련히 비치는 곳에
멀리 떨어져 서서
천천히 더운 피를 흐르게 하리라
 
이슬이 함초롱한 파란 잔디위에
라일락 어우러진 향기 사이로
가만히
내 육중한 몸을 누이고
호올로 그리워 했던
간 밤의 열정을 식히겠소
 
무디고 날카로운 정으로
내 육체위에
하얀 피를 뿌리게 하던
열정을 다 바친
조각가의 예리한 칼날이
어제밤은 그렇게도 그리웠었소
 
차라리
그대 영원히 잠든
달빛 어린 무덤가에
내 두손을 한데 모으고
천년 세월 그대 곁에
말없이 서있고 싶소.

 

테 니 스

근암/유응교
 
 
노오란 마음이
파란 하늘아래
오고 간다.
 
하얀 드레스에
빨간 열정이
오고 간다.
 
갈색 코트 위에
회색빛 희비가
오고 간다.
 
푸른 숲 사이에
분홍빛 우정이
오고 간다.



전주 한정식

근암/유응교
 

고도 전주 풍남동에 아늑히 자리 잡고
옛정취 그리워서 찾아오실 임을위해
천년의 깊은 맛으로 음식을 준비하네
 
조상의 숨결어린 한옥에 찾아들제
맛있는 옛 솜씨로 정성을 다바치니
고향의 어머니손맛 예와서 본다하네
 
오늘도 오시는 임 내일도 오시겠지
사랑으로 맞이하며 미소를 보내오니
그대의 귀한 걸음을 다시보게 하옵소서



토스카의 비가

근암/유응교

오- 마리오!
사무치게 사랑하던 그대
그대의 더운피
향기로운 땅위에 싸늘하고
빛나던 밤하늘에
별빛마저 사라져
우리의 사랑 영원히 가버렸으니

즐거웠던 지난시절
황홀한 꿈도 가버리고
행복의 밤도 말없이 가버렸으니

오- 마리오!
그토록 사랑하던 그대
그대의 따뜻한 가슴도 식어버리고
그대의 다정하던 눈길도 떠나버리고

그대의 정다운 손길도 이제는
향기로운 땅위에서 사라지고
오직
나 홀로 남아있으니

오- 마리오!
그대 떠난 이 성벽에서
홀로 남은 자의 괴로움보다
함께 떠난 자의 사랑을 위하여
저 하늘의 별빛을 남겨두고
저 향기로운 바람결을 남겨두고
마지막 노래를 부르면서
그대 뒤를 따르려오.
그대 곁으로 가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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