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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문

치유(Healing)의 서식지를 지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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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3.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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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인 T.S 엘리엇은 <황무지>란 시에서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웁니다.” 라고 애기한다.

그는 많은 시인들이 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잔인한 봄을 노래했다. 마찬가지로 소생의 계절인 봄철에 산림공직자들은 그야말로 산불과의 잔인한 계절을 보내고 있다. 지난 주말 포항과 울주, 거창 등 전국적으로 28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123ha의 산림피해를 당했다.

 우리의 산림은 70-80년대 성공적인 치산녹화를 통해 푸른숲을 만들어 산림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성공적인 치산녹화를 시샘하듯이 96년 고성산불, 2000년 동해안 산불, 2005년 양양산불을 통해 대형화된 산불로 우리의 알토랑 같은 산림과 문화재를 소실하는 피해를 가져왔다. 이처럼 한번 일어나면 회복이 어려운 산불재난에 대비하여 함양국유림관리소에서는 산불감시체계 및 진화역량 강화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하려고 한다.

산불재해특별대책기간(3.11~4.30)도 늘려서 산불전문예방진화대(49명), 감시원(23명), 숲가꾸기 패트롤(4명), 숲해설가(3명) 등 가용인력을 최대한 투입하여 원인별·시기별 예방활동을 추진한다. 산불발생시 초기대응 진화가 가능하도록 광역기계화 산불진화단(12명)의 체계적인 훈련을 실시해 대형산불 확산 및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한 함양국유림관리소와 국유림보호협약을 체결한 34개 마을단체 등 민간 단체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서 자율적으로 산불예방, 산림정화 및 산림감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든 산림기관의 노력과 더불어 우리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산불은 대부분 담뱃불이나 취사행위, 성묘객 실화 등 사소한 부주의로 일어나기 십상이다. 때문에 산을 찾으시는 분들이 인화물질을 가져 가지 않고 산에서 취사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우리 주변 구석구석 산불요인 등을 살피며 아끼는 애향 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T.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정신적인 메마름, 인간의 일상적 행위에 가치를 주는 믿음의 부재, 그리고 재생이 거부된 죽음 등을 말하고 있다. 마치 우리의 숲이 산불로 헐벗고, 갈수록 황폐화 되어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말하는 듯하다.

숲은 우리에게 치유(Healing)를 통해서 마음을 정화하고 휴식을 주고 있다. 올해 철저한 산불예방 활동으로 잔인한 계절이 아닌 행복한 계절로 만들어 우리의 치유(Healing) 서식지를 보호해야 한다.

  함양국유림관리소장 이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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