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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국유림관리소, ”산림백일장 대회”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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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12.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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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국유림관리소(소장 이수호)와 설천중학교는 산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재고하기 위해 산림문화할동의 일환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산림백일장 대회1113일 설천중학교에서 실시하여 작품 심사 후 시상식을 121일 개최하였다.



        이번 시상식에는 출품작 136여점 가운데 박지영 학생의 수필아빠의 소원이 숲과 가족과 연관시킨 참신성에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나머지 11작품은 각각 금상(1), 은상(2), 동상(3), 장려상(5)을 수상했다.
무주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산림백일장 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숲과 산림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빠의 소원

설천중학교 3-1 박지영

작년 겨울, 그러니까 전날 밤 함박눈으로 인해 눈이 발목 위까지 쌓였던 날 공기가 찬지, 안찬지도 모를 만큼 나는 티비 앞에서 스마트 폰만 두드리고 있었다. 전기장판 안에서 귤이나 까먹고 있자니 이 얼마나 행복한 겨울방학인가.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학교보충이 끝난 이후로 한 번도 밖에 나가지 않았던 나는 누구도 건들이지 마소하는 표정으로 주구장창 누워있기만 했다.

몇 시였을까?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을 때 아침부터 보이지 않으셨던 아빠가 집에 들어오셨다. 취한 건 아니지만 벌써 한 잔 걸치신 것 같았다.

마이 딸!’

우리 아빠가 나를 부르는 애칭이다.

못난 나는 그날따라 대답하는 게 귀찮았었다.

어 왔어?’ 짧게 툭 던지고는 바보상자만 들여다보았다. 아빠의 눈도 쳐다보지 않고선, 참 못났다.

그렇게 하루 종일 누워만 있을 거야? 짱구 데리고 아빠랑 산책가자. 저기 뒷산으로.’

그 소리를 들었는지 마당에 묶여있는 짱구가 애가 타는 듯 낑낑거렸다.

으응, 싫어. 저기 벌한 마을로 가는 옛길 말하는 거지?

눈도 많은데 귀찮아.’

지영아, 마이 딸! 가자, 아빠가 오랜만에 우리 딸이랑 걷기도 하고 얘기도 하고 싶어서 그래, ? 얼른.’

그렇게 짧은 듯 긴 실랑이가 이어졌고 결국 아빠는 내 손을 놓고 일어났다

아빠 소원인데...’

아빠는 마당으로 나가셨다. 짱구의 쇠줄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랑 놀고 있나보다. 나는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십 분정도 흘렀을까 밖은 아무도 없는 듯 조용해졌고 집안은 티 비 속 웃음소리와 카톡왔숑알람소리만 울려 퍼졌다.

나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이불 속에서 나와 감지 않아 번들거리는 머리를 빗고 외투만 하나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온 세상이 우리 집 짱구처럼 하얬다. 나는 아빠를 찾았다. 자꾸 귀에서

아빠 소원인데...’ 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그런데 아빠는 보이지 않았다.

왠지 마음이 쓸쓸해졌다.

!’ 아빠다. 저 다리에 기대어 담배 한 대 피우셨나 보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갈 거야 산책?’

씻지도 않았고, 춥고, 귀찮은데...’

갈래 대신 짱구 힘이 세니까 아빠가 잡고 가.’

그렇게 우리는 눈으로 뒤덮힌 뒷산 옛길로 향했다.

산에는 나무, , , 그리고 아빠와 나, 짱구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누 쌓인 길을 오르는 건 가파르진 않았지만 뭔가 더 힘들었다. 어느새 목줄이 풀려진 짱구는 뭐 그리 신나는 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없다.

안 추워? 이제 안 춥지?’

바보 같은 우리 아빠, 집에 들어오시면 쳐다보지도 않고 이제 사춘기라고 맨 날 짜증만 내는, 이젠 즐거움을 집이 아닌 가족이 아닌 밖에 친구에게서 찾는 열여섯 살 어린 딸 밖에 모르는 우리 아빠, 이렇게 손잡고

같이 걷다 보니 마음 한 켠이 찡해졌다.

아빠! 이래서 사람들이 산에 가나봐

?’

그냥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아.’

멋쩍게 웃는 나를 보며 아빠는 나의 손을 더 꽉 쥐며 호탕하게 웃었다.

정신없이 눈에 파묻힌 짱구도 웃고 있는 듯 했다.

아이고 우리 딸! 아빠랑 오랜만에 이렇게 손도 잡고 오고 아빠 소원성취!’ ‘! 아빠 이래놓고 나중에 또 아빠 소원이라면서 또 생길 거잖아?’

이제 아빠 소원은 지영이, 운용이, 할머니 건강하고 지영이가 교대만 합격하면 아빠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

무슨, 아빠가 오래오래 살아야지! 그리고 담배 안 끊으면 나 공부 안 할거야! 집에 가서 오늘부터 담배 안 핀다는 각서 쓰자. 알겠지?’

우리는 올라가는 내내 얘기가 끊이질 않았다.

서울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오빠 얘기도 나왔다.

아마 집에서 우리를 위해 고구마를 찌고 있을 할머니가 생각나 어서어서 내려가자고 했다.

아무 말도 안하고 나왔는데 할머니 걱정하시겠다.’

짱구 묶고 천천히 내려가자! 산 안에선 원래 여유로운거야.’

아빠는 혹시 아실까? 집 안에 있을 때보다 친구랑 시내에서 놀 때 보다 훨씬 더 즐거웠고 따뜻했다.

춥기는커녕 더워서 외투를 허리에 졸라맸다. 왜 나오기 싫다고 아빠께 투정을 부렸는지 난 정말 아빠께 못난 딸이지만 그래도 난 아빠의 마이딸!’ 이니까...

내려오는 길의 풍경은 온 몸을 시원하게 했다.

바람은 할머니의 하얀 손수건처럼 부드러웠고 내 눈시울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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