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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기업인, 임춘화 가든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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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03.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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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터뷰] 임춘화 아이디얼가든 대표



최근 1인 기업이 화제가 되고 있다. 1인 기업이란, 창업자가 홀로 회사를 운영하며, 자신의 아이디어와 실력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기업을 말한다. MB정부는 청년실업의 대안책으로 '1인 창조기업'에 올해 449억원을 투입해 아이디어 발굴부터 홍보 마케팅까지 단계별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대부분인 조경분야에서 1인 기업인을 찾기란 쉽지 않으며, 특히 10년간 다른 일을 하다 조경계에 발을 디디는 사례는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여기 10년간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조경계에 발을 들여 ‘가든 디자이너’의 길을 걷고 있는 40대 여성 조경가, 임춘화 대표가 있다. 그녀는 홈페이지, 블로그 등 사이버 마케팅으로 5년동안 대형 프로젝트부터 작은 주택정원까지 끊이지 않고 일했다. “내가 내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날로그적인 평생 직업이다”라고 말하는 천상 가든디자이너, 임춘화 대표를 만나보았다.



조경분야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법학과를 졸업해 10년간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2001년 영국행이 가든 디자이너의 삶으로 살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한국에서 작고 오래된 마당이 있는 주택에서 살았다. 작은 공간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까?는 나의 오랜 고민이었다. 그

러던 중 영국 리즈 메트로폴리탄대와 RHS 할로 카 가든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가든 디자인 코스 과정을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부담없이 한국의 문화센터 정도로만 생각하고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든 디자인 과정은 직업 과정으로 일년 안에 모든 내용을 마쳐야 하는 집중코스였다.

법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기본용어부터 낯설었고, 빠듯한 수업과 많은 과제로 인해 밤샘작업은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가든 디자인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업주부에서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는 꼭 하고 싶었고, 정말 좋아했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사업과 강의를 겸업하면서도 끊임없이 가든 분야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식이 늘면 자신감이 생기고, 겁도 사라진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설명 : ▲ 영국 가든 디자인 코스를 함께한 친구들과 선생님
 
‘아이디얼가든’의 창업기와 ‘가든디자인스쿨’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2004년 한국에 돌아와 ‘아이디얼 가든’ 창업과 ‘가든디자인스쿨’ 교육을 동시에 시작했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지인들의 권유가 가장 컸다.  사업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5년간 쉬지 않고 디자인·시공 프로젝트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가든디자인스쿨’은 지난 5년간 12기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그 중 영국에 유학을 가서 ‘가든 디자이너’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도 있어 뿌듯하다. ‘아이디얼 가든’은 영국에서 배운 체계적인 지식과 경험을 통해 선진화된 정원 스타일을 우리 생태환경과 정서에 맞게 디자인에서부터 시공까지 전과정을 수행한다. 특히 ‘가든디자인스쿨’의 수강생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실무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허브빌리지’는 마음껏 디자인을 도전한 감사와 정성이 녹아있는 정든 공간이다. 2006년 허브빌리지 디자인을 시작으로 2009년까지 3일은 회사의 프로젝트와 강의를, 3일은 연천을 오갔다. 그 외 신라 컨트리클럽의 식재 디자인 컨설팅도 기억에 남는다. 워낙 넓어서 시공은 앞으로 점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지만 그린색 일색인 골프코스에 색을 입히는 작업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식물원이나 골프클럽처럼 광범위한 공간은 사계절 관찰해 가면서 컨설팅하기 때문에 일회성 디자인 보다 장기적인 컨설팅이 훨씬 효율적이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정원은 식물들이 자라 끊임없이 변하는 공간으로 사후 디자인 컨설팅은 장기적인 작업이 된다. 일회성으로 단기간에 공사가 끝났다해도 작은 주택정원은 2년, 식물원은 최소한 5년은 지나야 디자인이 자리를 잡는다.



설명 : ▲ 4월 그랜드오픈을 앞두고 있는 허브빌리지 온실정원

가든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첫째, 자기가 하는 일에 확신을 가져라. 가든 디자이너는 익숙한 직업이 아니다. 나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으면 끝까지 이어가기 어렵다. 둘째, 캐드, 포토샵 등은 디자인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꽃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어야 한다. 셋째, 디자인을 하다보면 디자이너의 의도와는 다르게 수정사항이 생겨 최초 디자인과는 다른 디자인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기 때문에 자신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갖고 추진하는 고집이 있어야 한다. 전혀 다른 디자인이 나와도 설계자 이름에는 자신의 이름이 실리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가든산업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적 화두에 맞춰 조경 산업은 피크타임을 맞고 있다. 그러나 요즘 공원과 정원들은 지역과 위치, 목적과 필요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비슷한 스타일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디자인에 있어서 디테일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정원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가든 디자이너의 역할과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현재도 가든 시장은 충분히 크다. 정원 디자인 수요는 많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디자인이 공급되도록 가든 디자인 전문가가 공급되기를 바란다.


설명 : ▲ ‘가든디자인스쿨’ 수강생들의 스케치 작품

앞으로의 행보는?

현재 우리나라는 ‘가든 디자이너’가 많이 배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든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생소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가든 디자이너로서 가든 디자인이라는 전문 분야가 있고 이를 담당하는 전문적인 디자이너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만나는 고객의 대부분은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정원 관련 서적은 해외 정원 관련 서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에 개인적으로 한국어로 된 전문 가든 디자인 서적 출간을 앞두고 있다.

또한, 가든 분야는 식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교육과정에 ‘식재디자인과정’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이론으로만 식물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기 보다는 식물원과 연계해 강의하여 좋은 교육환경을 수강생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회사에서는 대표, 디자인스쿨에서는 원장, 가정에서는 아내와 엄마라는 4개의 호칭이 뒤따르는 임춘화 대표. 가정을 가진 주부로 사업과 강의를 겸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고 싶을 때 일하고 싫증나면 그만두는 취미로 하는 태도가 아닌 힘든 고비도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이겨내는 전문가로서의 마음가짐을 갖고 일한다”고 말하는 그녀는 가든을 디자인 할 때는 이유없이 행복하다며 기쁨을 주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미소를 머금었다.


손미란 lafent@lafe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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