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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해변 모닥불에 소나무 고사할 수 있어요”

국립산림과학원 “리지나뿌리썩음병 포자는 고온에 발아…불 사용 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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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08.0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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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모닥불을 놓은 주위로 리지나뿌리썩음병이 발생한 소나무림>

여름철 해변 피서객들이 피우는 모닥불 등이 주변 소나무숲을 고사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는 연구 결과가 있어 눈길을 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구길본)은 8일 리지나뿌리썩음병에 의한 피해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피서지, 특히 해수욕장 주변 소나무 숲에서 불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피서지 주변 소나무숲 관리자들에게도 숲에서의 불 사용을 금지시킬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산림과학원은 이 병해 발생주의보를 전국에 발령했다.

리지나뿌리썩음병(병원균: Rhizina undulata, 파상땅해파리버섯)은 미국 일본 등에서 문제가 된지 오래된 병으로 큰 나무를 집단적으로 말라죽게 한다. 병원균의 균사가 뿌리를 침해하며 처음에는 땅가에 가까운 잔뿌리가 검은 갈색으로 썩고 점차 굵은 뿌리로 번지면서 나무전체가 수분을 잃어 마르는 증상을 나타내고 적갈색으로 변하며 죽는다. 병든 뿌리를 캐어보면 분비되는 송진으로 뭉친 모래덩이를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1982년 경주 남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강릉 경포대해수욕장내 소나무가 계속 고사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그 뒤 각 지자체의 방제활동 노력으로 피해가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상태다. 근래에는 서해안의 태안 서산 서천 등의 해수욕장 곰솔림에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어 산림청과 방제당국이 예의주시 중이다.

이 병을 발생시키는 병원균 포자는 발아하려면 40~60℃의 고온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취사, 쓰레기 소각, 캠프파이어 등을 위해 송림에서 불을 사용하면 토양 속에 휴면 중이던 포자가 자극을 받아 발아, 주변 소나무에 침입해 소나무를 말라죽게 한다는 것. 병들거나 죽은 나무 주변에는 접시모양 굴곡을 가진 갈색버섯(파상땅해파리버섯)이 발생하는데 이 버섯의 존재는 리지나뿌리썩음병 발생진단의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서해안 피해지를 조사한 결과, 이 병이 발생해 피해가 나타나면 적게는 몇 그루에서 많게는 20여 그루씩 군상(群相)으로 나무가 말라죽었다. 방제조치를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곳에서는 매년 6-7m의 속도로 5년여간 외곽으로 확산하면서 넓은 범위에서 나무를 말라죽게 할 수 있다.

방제법으로, 소나무임내에서는 어떠한 형태(쓰레기소각, 취사, 놀이 등)이든 불을 피우는 행위는 철저히 삼가야 한다. 특히 여름철 해수욕장 주변 소나무림에서 이 문제는 대단히 심각하며 지속적인 홍보 및 계도가 필요한 사항이다. 산불이 발생한 임지에서는 가능하면 동일한 수종을 심지 않도록 한다.

피해를 받아 죽은 나무는 빨리 잘라서 이용하고 벌채목의 수피 및 잔가지는 임내에서 태우지 않도록 한다. 피해임지에는 1㏊당 2.5톤 정도의 석회를 뿌려 토양을 중화시키며 피해지 주변에 깊이 80㎝정도의 도랑을 파서 피해확산을 막는다. 피해지 주변 또는 피해목을 뽑아낸 장소에는 베노밀수화제를 ㎡당 2ℓ정도씩 뿌려 피해확산을 방지하도록 한다.

김경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장은 “휴가철 바닷가 주변 모래토양에서 이 병이 발생하면 방제가 대단히 어려우므로 소나무 숲 내에서는 쓰레기소각이나 취사행위처럼 불을 피우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며 “소나무가 집단적으로 고사한 것을 발견한 사람은 산림과학원이나 각 도 산림환경연구소에 즉시 알려 조기진단 및 방제조치가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 리지나뿌리썩음병 자실체>


<사진 / 소나무림 속에서 나무‧쓰레기 등을 태우고 있는 모습. 국립산림과학원은 소나무림 근처에서 불을 놓으면 고온에 발아하는 리지나뿌리석음병 병원균 포자가 발아에 소나무를 고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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