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가꾼 우리 산림의 나무를 베어내고도 정작 산 아래로 거두어들이지 못하는 현실이 통계로 여실히 드러났다. 2024년 기준 전국 입목벌채 허가실적에 따르면, 총 벌채면적 80,654ha 중 실제 산물 수집이 이루어진 면적은 54,219ha에 그쳤다.
벌채된 면적의 약 30% 이상이 산지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주벌과 수익솎아베기 산물은 대부분 수집되고 있으나, 2만 5천 헥타르가 넘는 숲가꾸기 현장 등에서는 수집률이 턱없이 낮아 국가적 자원 낭비가 심각한 수준이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광역자치단체별로 나타나는 극심한 편차다. 충청남도는 벌채면적 3,591ha에 수집면적 3,421ha로 95%가 넘는 높은 수집 효율을 보인 반면, 경상남도는 17,059ha를 벌채하고도 고작 6,053ha(약 35.5%)만을 수집하는 데 그쳤다.
전국 최대 벌채 규모(24,117ha)를 기록한 경상북도 역시 17,062ha만을 수집하여, 절대적인 미수집 면적(약 7,000ha 이상)이 전국에서 가장 방대하다. 이는 지형적 한계뿐만 아니라 임도망 같은 필수 산림 인프라와 지자체의 정책적 의지에 따라 수급 체계가 완전히 붕괴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방치된 산림 부산물은 산불 발생 시 대형 화약고가 되며, 집중호우 시 산사태 피해를 키우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므로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산물 수집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수요 창출'에 있다. 벌채 산물을 수집하는 비용보다 판매 수익이 낮기 때문에 산에 버려두는 것이다. 이 악순환을 끊고 탄소중립과 국가 목재 주권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입산 원목에 의존하는 건축 시장의 체질을 국산 목재 중심으로 완전히 개편해야 한다.
특히 경제성이 낮다고 여겨지는 간벌재나 소경목조차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첨단 가공 기술과의 연계가 절실하다. Multi-Stud 패널 시스템과 같은 현대화된 공업화 목조건축(OSC) 방식이 훌륭한 대안이다. 벌채량이 풍부한 경북 등의 거점 지역에 정밀 가공 시설을 갖춘 '목재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 산지에서 수집된 국산 낙엽송 등이 곧바로 모듈러 목조건축의 핵심 부재로 가공될 수 있다.
이러한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이제 목재문화진흥회가 목재문화산업진흥회로 변화되었으니 서둘러 목재산업과 목조건축 영역을 포함하고 공공은 물론 민간 부문에서도 국산목재를 사용을 장려하고, 이를 총괄할 국가목조건축센터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
산림 인프라 확충 예산을 대폭 늘려 임업 기계화의 길을 닦는 동시에, 첨단 건축 기술로 국산 목재의 수요를 폭발적으로 견인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산림 혁신은 단순히 나무를 심고 베는 1차원적 산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벌채 현장의 비효율을 바로잡고, 수집된 목재가 도심 속 탄소 저장고인 목조건축물로 재탄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때 비로소 진정한 산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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