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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로쇠나무 수액과 볼링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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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03.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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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인력개발원 정성호 교수

요즘 산야에는 고로쇠나무가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나무속에서 유동하고 있는 수액이 몸에 좋다하여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른 봄에 나무에서 나오는 이 수액은 ‘골리수(骨利樹)’라고 불릴 만큼 뼈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최근에 산림청에서 골다공증과 성장기 어린이 뼈 발육, 생체면역력 강화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고로쇠나무는 하느님이 선물하신 천연의 당료자원인 셈이다.

나무는 잎이 채 피기 전, 이른 봄에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새잎을 피우기 위해 저장해둔 영양분을 잎눈 쪽으로 올려 보낸다. 이 때 중간에서 구멍을 뚫어 받아낸 것이 수액이다.

요즘, 고로쇠나무 수액채취가 한창인데, 일각에서는 나무의 생장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까 하여 우려하는 소리도 간간이 흘러나온다.

한때는 수액을 많이 채취할 욕심으로 한 나무에 너무 많은 구멍을 뚫거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나무에 또다시 구멍을 뚫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산림청에서는 고로쇠나무 등에서 나오는 수액의 과다한 채취를 방지하고 적절한 사후관리를 하도록 채취와 관리에 대한 지침을 제정하여 나무를 보호하는 동시에 소득 증대를 꾀하도록 하고 있다.

지나치지만 않게 수액을 채취한다면 나무에는 큰 해가 없다고 하며, 고로쇠나무 수액 채취로 얻는 수입이 2009년 기준으로 143억 3천만원대에 달할 정도로 지역 주민의 소득원으로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하니 규제만 할 일도 아닌 듯 하다.


  사실, 수액을 많이 생산할 목적으로 나무에 지나치게 많은 구멍을 뚫으면 나무의 생장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목재의 가치도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고로쇠나무의 목재는 값비싼 특수용도로 활용되는 고급목재이다.

  1960년대에 당시에는 우리에게는 생소하였던 '볼링'이라는 스포츠가 상륙하여 한동안은 웬만한 곳에 하나정도는 볼링장이 있을 정도로 볼링인구가 형성되기도 하였다.

고로쇠나무 목재는 원래, 뚜렷한 용도가 없어 별로 쓸모없는 잡목정도로만 취급되어 오다가 이 볼링이 우리나라에 상륙한 이 때부터 비로소 그 진가를 인정받게 되었다.

즉 볼링장의 마루판이나 핀은 바로 이 고로쇠나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로쇠나무는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으면서 매우 단단하고 잘 갈라지지 않으며 외력에 대하여 잘 파괴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볼링장의 마루판과 핀에는 이 나무가 최적재로 꼽히는 것이고 스키와 체육관 마루바닥 등 각종 운동용구에도 많이 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목재의 색과 무늬도 아름다워 장식적인 가치가 높아 악기용재, 건축 치장용재 등 값비싼 특수용도로도 인기가 높다.

볼링의 국내 상륙과 함께 하루아침에 특수용도로 각광을 받음으로써 값이 치솟아 고급수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수액 채취가 한 창인 이 때, 가을철에는 화려한 단풍으로 산야를 아름답게 장식하여 감성을 풍부하게 해 주고, 수액은 건강과 소득의 증대에도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는 고로쇠나무에 대하여 값비싼 특수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목재의 가치에도 주목해보자

  나무에 구멍을 뚫을 때 수액채취와 관리에 대한 지침을 잘 지켜서 수액생산 뿐만 아니라 나무는 나무대로 나중에 고급 재목감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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