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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산불로부터 우리고장을 지키자」

양양국유림관리소 김택암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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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1.1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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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색(五色) 창연 했던 만산홍엽(滿山紅葉)도 어느새 찬바람을 못이겨 서서히 떨어지고, 높은 산 능선에는 어느덧 앙상한 나뭇가지만 겨울 준비에 한창인데, 누런 황금색 옷을 입은 낙엽송만은 아직도 꼿꼿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오늘따라 창문을 덜컹덜컹 흔들며 윙~ 하는 바람소리에 왠지 마음이 불안해지고 사무실 앞마당의 국기게양대에 매달린 산불조심 깃발은 심하게 펄럭인다. 아! 때가 때인가 보다. 언제나 변함없이 찾아오는 계절의 불청객 ‘산불조심 강조기간’이다.

  필자는 이곳 양양에서 7년 전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그 누구보다 봄바람이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가을철에 이렇게도 강하게 부는 바람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우리고장은 2005년 4월 4일, 양양지역 대형산불로 인하여 천년 고찰인 낙산사(洛山寺)가 화마에 소실되고, 범종까지 녹아버린 악몽 같았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현장에서의 진화작업과 TV로 보았던 그 모습은 참으로 처참하여 강원도민은 물론 전 국민의 애간장이 다 타들어갔던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한 사람의 담뱃불 실수로 역사와 후손들에게 변명할 수 없는 큰 죄를 지은 것이다.

  이곳 양양은 예로부터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으로 1751년 (영조 27년)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李重煥)이 저술한 택리지에 양강지풍(襄江之風)이란 구절이 등장한다. 영동지역은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급격한 동저서고(東底西高)형태의 지형으로 4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푄 현상의 강한 계절풍이 불지만 요즘같이 가을철에 이렇게 강한 바람이 부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최근 10년간 산불발생 통계를 보면 봄철에 70%, 가을철에 30%가 발생한다. 그중 가을철 산불발생을 원인별로 분석하면 입산자 실화 43%, 담뱃불 부주의 8%, 쓰레기 소각 18%, 기타 31%를 차지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산불조심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농산촌에서는 고춧대 등 농산 폐기물과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산불발생이 18%를 차지한다는 사실에 결코 무관심해서는 안될 것이며 부득이 하게 소각할 경우라면 비온 다음날 습도가 많아 산불발생의 위험이 없을 때 담당 공무원의 입회하에 소각해야 한다. 또한 즐거운 산행길에 무심코 버린 담뱃불이 산불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가을철 산불예방에 총력을 기울여 단 1건의 산불발생도 없도록 다짐하면서 아름다운 자연환경, 산림자원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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