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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나무 “닥나무”

조상의 부지런함과 슬기를 간직한 “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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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2.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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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김용하)은 2월의 나무로 조상들의 부지런함과 슬기를 간직한 ‘닥나무’를 선정하였다고 밝혔다. 겨울철 농한기에 닥나무를 손질하여 만드는 한지는 조상의 숨결을 천년이상 간직한 지식문화의 전달자 역할을 하여 왔다.

부지런한 우리 선조들은 농한기인 겨울철에도 손을 쉬지 않고 놀렸다. 지난해 1년간 밭둑에 자란 닥나무를 잘라다가 그 껍질을 일일이 벗겨 삶은 후에 불순물을 골라내고 다시 방망이로 두드려 걸쭉한 죽처럼 섬유를 풀어내고 여기에 물과 풀을 섞어 가늘고 긴 대를 엮어 만든 발로 얇게 떠낸 뒤 말려서 한지를 만들었다. 무려 아흔 아홉 번의 손길이 간 후에야 한 장의 한지가 만들어진다. 길어야 200년을 넘기지 못하는 현대 종이와는 달리 1천 이상을 거뜬히 넘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지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종이로서만이 아니라 문살에 발라 겨울철 차가운 바깥바람을 막는 문종이로도 최상이었다. 한번 쓰고 난 한지는 재생하여 다시 한지로 만들거나 상자에 겹겹이 발라서 튼튼한 물건상자로 만들기도 하고 노끈처럼 꼬아서 짚신을 대신하는 신발을 만들기도 하였다. 못쓰게 되어도 버릴 것이 재활용할 수 있는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는 바로 선조들의 실용주의적 정신이 스며있는 나무가 아닐 수 없다.

닥나무는 햇볕이 잘 드는 산기슭에 저절로 나거나 밭둑에 심어 기르는 낙엽성의 작은 키나무이다. 닥나무라는 이름은 바로 나무를 분지르는 소리에서 따온 것이다. 나무를 분지르면 “딱”하는 소리가 유난히도 맑고 투명하다. 된소리로는 “딱나무”라고도 한다. 꽃은 5월에 잎이 나오면서 잎겨드랑이에서 피고 열매는 9월에 공처럼 둥글고 주홍색으로 익는다. 번식은 씨를 뿌리거나 어미나무의 뿌리에서 생겨나는 싹을 잘라 꺾꽂이를 한다.

쓰임은 약용, 식용 및 산업용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른 봄에는 어린잎을 나물로 하고, 여름과 가을에는 가지와 잎을 채취하여 자양강장, 타박상, 피부염 등의 약재로도 이용한다. 최근에는 피부를 희게 하는 미백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확인되어 기능성 화장품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닥나무의 껍질이 섬유장이 길고 질기다는 특징을 살려 예전에는 저포(楮布)라는 베를 짜기도 하고 밧줄의 원료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닥나무의 가장 큰 용도는 한지이다. 이 한지는 인테리어나 생활용품 등의 용도로 뿐만 아니라 현대과학과 접목되어 항균필터나 의료용품으로도 개발가능성이 높은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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